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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문규석 상사 -



      저는 해군 출신으로, 진해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1년 간 원산함에 승조했고, 1년은 헬기(LYNX)부대에 있었습니다. 제가 입대했을 당시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볼 때마다 울컥 했었는데, 지난 달 천안함 소식을 들을 때엔 정말이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더군요. 걱정이 정말 많이 되어서 그런지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그간 무사고였던 lynx가 두 대나 추락하고...

      시간이 지나 천안함 실종자 명단이 발표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명단을 살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 있었습니다. 문규석 상사. 에이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야.. 하며 애써 무시하고 넘겼습니다. 익숙한 이름이 며칠 전 26번째로 시신이 발견되었다며 기사가 나왔을 때도, 일부러 피했습니다. 그냥 아니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사진을 보고 말았네요. 둥글둥글한 이미지에 의외스러운 색안경, 분명 제가 알고 있는 문규석 상사였습니다.

      문규석 상사님은 제가 원산함에서 복무할 당시 '한 배를 탔던' 분입니다. 전자 선임하사(중사)로서 같은 작전부였던 저희 통신실에 자주 오셨죠. 항상 밝고 명랑쾌활하셔서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으셨습니다. 참 재미있고 좋은 분이셨는데... 가슴이 먹먹하네요.




    - 군복무 당시 故 문규석 상사와 동승했던 원산함 -




      전자직군같은 경우 당시에도 진급이 많이 적체되어 있던 것으로 압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문규석 상사님께서는 금년 4월 1일 진급예정자셨더라고요. 계속 진해/부산에 계시다 올해 2월에 평택으로 발령가신 걸 보니 진급과 동시에 천안함 전자장(상사 TO) 보직을 맡게 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고시에는 아마 선임하사(중사) 자격으로 인수인계중이셨을 듯하고요. 발령이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사고를 당하시고,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진급하신 문규석 상사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그 곳에서는 따스이 쉬실 수 있길...




    - 원산함 복무시절 필리핀에서 찍은 故 문규석 상사 -



    - 부디 편히 쉬세요... -



    posted by 북극노루